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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서울숲에서 만나요: 어쩌다 제품(=빗자루)개발팀

SDGs-15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9-12-03 14:56
조회
1573

<인터뷰 서울숲에서 만나요>

어쩌다 제품(=빗자루)개발팀

지난 11월 6일 오후, 서울숲 자원봉사실에서 튤립구근심기 봉사활동을 막 끝내고 온 한양대학교 자원봉사자 김준범, 노예슬, 정희영, 최성림을 만나 30분간의 짧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이 네 명의 봉사자는 필수 과목을 이수하기 위해 서울숲에서 활동하고 있는 많은 한양대학교 학생들 중 일부로, 같은 학교를 다니지만 이번 활동을 통해 처음 만났다지요. 네 사람은 서울숲에서 대나무 부산물을 가지고 빗자루 만드는 법을 개발하는 활동을 했습니다. 숙련되지 않은 사람이 만들 수 있고, 실제로 사용이 가능한 대나무 빗자루를 개발하는 일을 약 한 달간 진행하면서 생각보다 진지하고 성실하게, 그리고 기대한 것보다 고퀄(?)의 완성품을 만들어 낸 네 명의 봉사자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서울숲에 많은 자원봉사활동이 있지만 이런 활동은 별로 없다. 단순작업이 아닌 기획된 활동이기도 하고, 서울숲에서 나오는 부산물, 말하자면 자연물 쓰레기를 활용해 다시 서울숲 에서 사용하기 위한 프로젝트라 더 특별하기도 하다.
‘우리가 뭐가 특별해서 인터뷰를 하는 거지?’ 어리둥절해 하는 것 같아서…. (웃음)
옆에서 보기에는 정말 즐겁게 활동하는 걸로 보였다. 이번 빗자루 활동을 하고 난 느낌을 간단하게 듣고 싶다.

 

희영: 우리가 학생이니까 공부하느라 보통 앉아서 하는 활동 들이 많은데 서울숲에 와서 야외활동, 몸 쓰는 일 하는 것 자체 만으로도 좋았다. 빗자루를 만들고 시연하면서 깨끗해진 길을 보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었다.

준범: 개인적으로 빗자루 활동은 우리가 주도적으로 할 수 있어서 특별했던 것 같다. 다른 건 ‘이거, 이거 하세요.’하면 그걸 이행하는 느낌으로 했다면, 빗자루 활동의 경우는 우리가 찾아보고, 구조를 알아보고 직접 ‘이렇게 만들면 어떨까?’ 생각을 해 제작 매뉴얼도 만들었다. 이렇게 주도적으로 한 것 자체가 달랐고 더 재미있었다. 봉사활동이 학교에서 필수로 하라 해서 하는 건데, 그렇게 타의에 의해서 하게 되는 활동 중에서 내가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활동이 있다는 게 좋았다.

예슬: 같은 생각이다. 그리고 그렇게 ‘엄청 잘했나?’싶은 간단한 거를 한 건데 되게 좋아해주셔서 얼떨떨했다. 엄청 좋아해 주시고 잘했다고 해주셔서 좋았다. 이런 칭찬 들을 기회가 대학생들은 많이 없다. …? 나만 그런가? (모두 웃음)

 



우선 서로 케미가 잘 맞고 너무 재미있게 일하는 것 같았다.

 

예슬: 재미있었다. 우리 팀이 좀 열심히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뭔가 ‘아 힘든데…’ 하다가도 (성림 가리키며) 엄청 열심히 하시고 구슬땀 흘리시고 그러니까 나만 안할 수 없어서 같이 열심히 하게 되었다. 진짜 ‘왜 이렇게까지 열심히 하지?’ 할 정도로 다들 열심히 하시더라. (웃음) 다들 좋은 분들이다.

성림: 아니… (웃음) 다들 열심히 하니까 나도 한 건데… 다들 자발적으로 하니까 나도 자발적으로 하게 됐던 것 같다.

준범: 담당 매니저님한테 들어보니 나중에는 더 발전 시켜서 빗자루를 만들어 판매하는 것까지 얘기하시더라. 부산물을 상품으로 만드는 게 지금까지는 거의 없었는데 우리가 어찌 보면 첫걸음인 거라고 하셨다. 그래서 되게 의미 있다는 생각이 든다.

희영: 혹시 이 프로젝트가 계속 이어져서 몇 년 뒤에 새로운 자원봉사자들이 와서 빗자루 만들어서 쓰고 있는 것 보면 되게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 ‘저거 시작을 우리가 했었는데.’ 하고.

 



기성품 빗자루를 보고 연구해서 나름대로 만들어보고, 만드는 방법을 적어보고 그걸로 프로토타입을 만들어서 시연해보고, 다시 단점을 보완하고 했다 들었다. 얘기 듣고 이 팀이 한 게 기업의 제품개발팀에서 하는 일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 누가 옆에서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대단하단 생각도 들었다.
제품개발팀처럼 제품 소개 좀 해달라.

 

준범: 처음에 세 개를 만들어봤었는데 크기와 무게에 따라 사람들이 어떤 걸 사용하기 편한지 고민하게 되었다. 처음엔 막연하게 빗자루 모양대로 만들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빗자루가 빽빽할수록 잘 쓸릴 것 같아 그렇게 만든 것도 있고, 좀 엉성하게 해서 무게를 줄인 것도 만들어봤다. 잔가지만 조금 붙여서 가볍게 만든 것도 있다. 그렇게 만들고서 우리끼리는 빽빽한 게 더 나을 거라는 예상을 했었는데 실제로는 가벼운 게 더 나았다. 생산자가 예상하는 거랑 사용하는 사람의 니즈는 다르단 걸 알게 됐다. 나중에는 여러 사람들이 써보고 설문조사 같은 걸 통해서 어떤지 알아보는 과정이 필요할 거라고 생각한다.

희영: 무게를 줄여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었는데, 밖에서 환경미화 하시던 직원분이 오셔서 관심을 보이셔서 우리가 만든 걸 한번 써 봐 달라고 부탁드렸다. 근데 그 무거운 빗자루 잠깐 써보시더니 ‘이건 너무 무거운데?’하고 바로 갖다 주셨다. 경험이 많으시니까 바로 아시더라. 그런데서 데이터를 좀 얻었다. 기성품을 해체해서 이건 이런 구조로 만들었구나 보고 다시 역설계도 해보고 우리끼리 아이디어를 덧대서 조금씩 수정도 해보고 했던 게 얘기하신 것처럼 제품개발팀에서 하는 프로세스처럼 진행됐던 것 같다.

 



서울숲도 이런 걸 계속 하고 싶단 바람이 있다. 마지막으로 서울숲에 뭔가 아이디어를 보태주거나 응원해준다는 취지 에서, 활동 하면서 느낀 점을 토대로 한 마디씩 해주면 좋겠다.

 

예슬: 빗자루 만들기 이게 되게 의미 있는 활동이라면서 담당 매니저님이 엄청 강조하셔서 집에서 빗자루 매뉴얼을 그리면서도 그게 떠올라 다른 새로운 것도 되게 생각해주고 싶었다. (웃음) 뭐 없을까 해서 찾아봤는데 서울숲에서 어떤 부산물들이 나오는지 잘 몰라서 결국 실패했다. 그렇지만 대나무로 빗자루 말고 다른 것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성림: 피리 같은 거라던가…, 기념품 같은 걸 만들면 좋을 것 같다. 판매도 할 수 있는 걸로.

예슬: 좋은 것 같다. 그거 연구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서울숲의 자연물 쓰레기를 잔뜩 쌓아놓고 이걸로 뭐 만들 수 있을지 연구해보는 것. 집단지성 발휘해서 다들 뭐라도 생각 해낼 것 같다.

준범: 이번 활동과 관련해서는 봉사활동을 하는 중간에 빗자루 개발팀 같은 활동이 끼어있는 게 좋겠다고 생각을 한다. 일단 공원에 대해 알 수 있도록 화단을 정리하거나 하는 그런 활동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거 한 다음에 중간에 이런 활동들을 섞어서 하면 좋겠다.

성림: 개인적인 소감을 말하자면 서울숲에서 직원분들이 모두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고마웠다. 빗자루 만들기에서는 다들 브레인스토밍이 잘 됐던 것 같다. 자기 아이디어를 서로 공유하고 그런 게 잘 진행되었다고 생각한다.

예슬: 사실 빗자루 처음 만들 때 서로 의견만 엄청 오래 나누고 아무것도 만들지 못했었다. 진행이 안 되서 결국 이러다 한 자루도 못 만들겠다 싶어 각자 하나씩 만들자 하고 찢어졌는데 그 순간 진도가 확 나갔다. 버전이 여러 가지 나오면서 원활하게 진행됐다. 서로 각자 하다가 마지막 마무리만 같이 토론하는 방식이 마음에 들더라. 팀플 많이 하는 전공이라 개인적으로 팀플 별로 안 좋아해서…. (웃음) 막 꿀케미라고 인스타에 올라가 있어서 약간 찔렸지만…. (웃음)

 



자원봉사실 지나면서 목격한 사람들 모두가 케미 얘기를 했다. ‘까르르~ 까르르~’ 난리가 났다고

 

희영: 계속 케미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그게 여기서 좋은 사람들 모인 덕이기도 하지만, 우리끼리 끝나면 반 장난 식으로 ‘편의점 아이스크림빵 할래요?’ 이러면서 친해지는 시간이 있었다. 혹시 다음에 빗자루 2세대를 만들 분들이 왔는데 진도가 잘 안 나가는 것 같다 그러면 매니저님이 좀 개입해 도와줘도 좋을 것 같다.

예슬: 완전 동의한다. (희영 가리키며) 저분이 분위기를 이끌었다. 좀 인싸신 것 같더라. (웃음) 분위기를 끌어갈 사람이 팀에 한 명씩 있어야 할 것 같다.

 

그게 노느라고 ‘까르르~ 까르르~’ 한 게 아니지 않나? 서로 죽이 맞고, 일이 즐거웠던 게 좋은 경험일 것 같다. (모두: 맞아, 맞아.) 오늘 인터뷰에 응해줘서 감사하고, 서울숲에서 봉사활동을 즐겁게 해줘서 감사하다.
담당자 한마디: 서울숲컨서번시 김성환 매니저


열심히 해준 학생들 고마워요!
이 활동이 봉사시간 인증이 필요해서 시작한 거긴 하지만, 이왕이면 좀 더 의미 있는 일이었길 바랐어요.
친구들이 가진 재능이 서울숲에 잘 쓰이길 바랐고, 여러분에게도 이번 활동이 좋은 기억으로 남길 바라요. 버려진 부산물로 만든 빗자루가 서울숲에 요긴하게 쓰일 때까지 제가 책임지고 잘 발전 시켜놓을게요! ^^

 

 

서울숲컨서번시 김나연 : jinna@seoulforest.or.kr

기사 원문 : http://seoulforest.or.kr/16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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