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U Social Service Team
한양대학교 지속가능발전목표 선언문(SDGs)
한양대학교는 ‘사랑의 실천’이라는 건학정신을 바탕으로 세상을 이롭게 하는 인재를 양성합니다.
한양의 인재는 이웃, 지역사회, 나아가 전 세계를 위해 배움을 실천하는 리더로서의 책임을 다할 것입니다.
한양의 인재는 이웃, 지역사회, 나아가 전 세계를 위해 배움을 실천하는 리더로서의 책임을 다할 것입니다.
한양의 인재상은 모든 세계시민이 함께 이루고자 하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철학과 맞닿아 있습니다.
우리 한양인은 시대가 요구하는 대학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에 함께할 것을 아래와 같이 선언합니다.
1 빈곤 증식
2 기아 종식
3 보건 및 웰빙
4 양질의 교육
5 성평등
6 깨끗한 식수
7 에너지 보장
8 경제성장
9 인프라 구축과 산업화 확대
10 불평등 감소
11 지속가능한 도시와 거주지 조성
12 지속가능한 소비와 생산양식 확립
13 기후변화 대응
14 수자원 보호
15 육상 생태계 보호
16 평화롭고 정의로운 사회 증진과 제도 구축
17 이행수단과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
한양의 지속가능발전목표 행동
나날이 커지는 교육격차 '복나눔멘토링'이 메운다
SDGs-04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1-01-13 10:57
조회
2016
나날이 커지는 교육격차 '복나눔멘토링'이 메운다
사단법인 ‘복을 나누는 사람들’ 취약계층 학습지원
김채연 대학생기자 148_02@naver.com, 신준엽 대학생기자 sjt015@naver.com,
심민경 대학생기자 asd3fgh4@naver.com
우리나라 교육의 만성 고질병, 교육격차
우리나라 입시 교육은 사교육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통계청이 작성한 ‘2019년 초중고 사교육비조사 결과’(이하 사교육비조사)에 따르면 초·중·고 학생 74.8%가 사교육을 받고 있다. 사교육 참여 유무는 학습 결과에 큰 차이를 불러온다. 성적이 상위권일수록, 가구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사교육비와 사교육 참여율이 높다. 이 결과는 경제력 격차가 학습격차로 이어지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 취약계층 학생들은 양질의 교육 기회를 제공받지 못한 결과이기도 하다.
교육격차는 우리나라 교육의 고질적 문제다. 하지만 그 해법은 잘 보이지 않는다. 이 거대한 난제에 도전하는 이들이 있다. 사단법인 ‘복을 나누는 사람들’이 그 주인공이다. 복을 나누는 사람들은 취약계층 학생들에게 주기적인 학습지원 및 태도형성을 지원하며 교육격차의 간격을 메우고 있다.
현장 사례가 보여주는 교육격차
중학교 2학년 김선미(가명) 양은 제일 좋아하는 과목이 미술이다. 선미 양의 학교는 2학년 교육 과정에 미술 과목이 없다. 교내 미술 동아리도 없어서 사교육을 받지 않고는 미술을 배우지 못한다. 어려운 가정 환경에 처한 학생들은 사교육을 받을 수 없다. 선미 양은 “학교 2학년 교육 과정에는 미술 수업이 없다”며 “학교에 아쉬운 점이 많다”고 말했다.
선미 양의 사례는 경제력 격차가 교육격차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경제력 격차는 교육 기회의 차이를 낳는다. 사교육비조사를 보면, 가구 소득수준과 월평균 사교육비 및 참여율은 비례한다. 소득이 200만원 미만인 가구와 800만원 이상인 가구의 사교육 참여율은 38.1%, 월평균 사교육비는 약 43만 원이 차이 난다. 교육 기회의 차이는 성적으로 드러난다. 고등학생을 기준으로 한 조사 결과를 보면, 성적 구간이 높을수록 사교육비와 참여율이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다.
가구소득이 학업성취도에 실제로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김수혜 고려대 사회통합교육연구소 연구교수 등이 발표한 ‘OECD 형평성 지표로 본 교육격차 추이’에 따르면 가구소득에 따른 수학성취도 격차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자료를 살펴보면, 초등학교 4학년 때는 가구소득별 평균 수학성취도 점수에 큰 차이는 없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소득층(4사분위) 자녀와 저소득층(1사분위) 자녀의 평균 수학성취도 점수는 크게 벌어진다. 격차는 고등학교 3학년까지 유지된다. 초등학교 5학년 이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고소득층 자녀는 저소득층 자녀에 비해 약 26~52점 높은 점수를 받는다.
교육격차는 코로나 19로 인한 개학 연기 및 비대면 수업으로 더 벌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서 전국 초·중·고 교사 40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비대면 수업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학습격차 심화(61.8%)’였다. 학습격차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가정환경 차이(72.3%)’가 꼽혔다.
이상구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 겸 운영위원장에 의하면 학습격차의 주된 원인은 학생의 자기주도학습, 학부모의 학습 보조 여부, 학생과 교사 간 소통의 한계, 학생의 사교육 수강 여부, 학습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다. 학생 개인의 자기주도학습 능력이 좋거나 학습 환경이 잘 갖춰진 경우 비대면 수업을 통해서도 학습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었지만, 반대의 경우 학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학습격차가 발생했다.
정상적인 수업이 진행될 때는 학교 선생님이 학생의 학습을 감독해 줬지만, 코로나 19 이후로 비대면 수업이 진행되면서 학부모 외에는 학생을 챙겨줄 사람이 없다. 학부모가 가정에서 자녀의 학업에 신경 쓰는지의 여부에 따라 자녀의 학습격차가 발생함을 알 수 있다.
학생의 85%가 등교 수업이 없는 날 ‘집에서 시간을 보낸다’고 답했다. 문제는 집에서 누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지다. 소득 수준이 높은 가정의 학생들의 52%가 부모님과 함께 있으며, 혼자 있는 경우는 15%에 불과했다. 반면 소득 수준이 낮은 가정의 학생들은 35%가 부모님과 함께 있으며, 28.6%가 혼자 지낸다고 답했다. 부모의 소득격차는 자녀의 학습격차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코로나 19시대에는 정서격차로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기존에도 위협받던 취약계층의 교육 기회는 코로나 19 위기로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교육부와 각 지방교육청들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비대면 학습을 위한 기자재 보급, 쌍방향 수업을 늘리는 등 교육복지 안전망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현재 상황을 개선하고 실질적인 효과를 내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한 걸음, 복나눔 멘토링 프로그램
사단법인 ‘복을 나누는 사람들’은 2018년 3월 경제적 양극화로 취약계층의 불균등한 성장 환경으로 학생들의 꿈과 미래를 포기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복을 나누는 사람들 황정호 국장은 “취약계층의 학생들은 불균등한 성장 환경 속에서 자신들의 꿈과 미래를 마음껏 그릴 수 있는 권리를 강제적으로 포기당하고 있다”며 “이러한 취약계층의 학생들이 자신의 꿈과 미래를 포기하지 않도록 해줘야 할 책임이 기성세대의 최우선 임무”라고 말했다. 복을 나누는 사람들은 취약계층 학생들에게 보다 나은 성장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대학·지자체·교육청과 협력하여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복 있는 미래 사회를 만들기 위해 ‘복나눔 멘토링 프로그램’(이하 복나눔 멘토링)을 진행한다.
복나눔 멘토링 프로그램 사업 모델(그래픽 자료 제공/사단법인 복을 나누는 사람들)
복나눔 멘토링은 각 지역의 교육기관(대학·지자체·교육청)이 주체가 되어 지역인재 육성을 위한 통합지원시스템을 구축하고, 지역 취약계층 청소년과 대학생을 멘토링으로 연결시켜 주어 건강한 자아 형성 및 학습증진에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멘토와 멘티는 1년 동안 주 2회 4시간 이상 1:1 멘토링을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멘토는 장기적이고 주기적인 학습지도로 멘티의 학습 지원 및 태도 형성을 돕는다. 멘토링을 통해 학습 지원뿐 아니라 친밀한 유대감을 형성하여 진정성 있는 고민상담과 진로설계를 돕는 것도 이 프로그램의 장점이다.
청소년을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은 복나눔 멘토링 외에도 여러 단체에서 진행하고 있다. 복나눔 멘토링은 기존의 멘토링과 차별점이 있다. 기존의 멘토링은 주체가 교육기관이 아닌 경우가 많아 전문성 부재 및 운영비 과다지출의 문제점이 있었다. 복나눔 멘토링은 대학과 교육청이 주체하고 지자체 및 사단법인에서 지원하는 ‘교육기관 주도형 멘토링’으로 진행되어 역할 분업화를 통한 전문성 확보 및 운영비가 절감된다. 교육기관에서 장소 제공이 되고 관리 교사가 상주하기 때문에 안전하게 멘토링이 진행된다.
복나눔 멘토링의 대학생 멘토는 대학 내 정규교과목을 통해 체계적인 멘토육성 교육을 받는다. 복나눔 멘토링에 참여하고 있는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는 ‘창의인성프로젝트’를 개설하여 멘토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복나눔 멘토링에 참가하는 멘토 학생이라면 의무적으로 이 수업을 들어야 한다. 수업은 학생들이 공동체를 존중하며 함께 가는 차세대 리더의 자질을 함양하도록 돕고, 존중과 감사를 토대로 지역사랑, 재능 나눔을 실천하는 새로운 봉사문화 확산에 기여하도록 함을 목표로 한다.
단기간 멘토링으로는 의미 있는 교육의 성과를 끌어내기 어렵다. 복나눔 멘토링은 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진행되어 진정성 있는 멘토링이 가능하다. 1년 간 진행되는 멘토링으로 멘토는 멘티에게 교육적 지원뿐만 아니라 정서적 지원을 통해 서로 아픔을 안아주며 꿈을 나누는 통로가 되어준다.
복을 나누는 사람들은 복나눔 멘토링을 통해 누구나 차별 없이 배움을 누리고 나눔이 순환되어 흘러가는 사회를 목표로 한다. 복나눔 멘토링과 멘토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인재를 양성하여 그들이 다시 미래사회의 기부 리더가 되게 하는 기부의 선순환 문화 구현에 기여한다.
중학교 3학년 박창현(가명) 군은 작년부터 복나눔 멘토링에 참여하고 있다. 창현 군은 “학원을 다니고 싶었지만 경제적 부담으로 다니지 못했는데 멘토링을 통해서 학교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채울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멘토링이 끝날 때는 멘토와 자주 못 보는 걸 아쉬워했다. 멘토링을 통해 고민과 진로 문제를 털어놓을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가 되었기 때문이다.
멘토-멘티 간의 친밀감을 형성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 창현 군은 처음 멘토링을 시작했을 때를 생각하면서 “멘토 선생님과 나이 차이는 별로 나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선생님이라 생각하니 가까워지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당시 창현 군의 멘토였던 대학생 김지수 씨도 어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복나눔 멘토링이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진행되다 보니 두 사람은 자주 만났고 자연스레 편한 사이가 되었다. 이에 김지수 씨는 “처음 멘토링을 시작할 때, 처음 만나는 사이다 보니 어색함이 있었다. 그런데 자주 만나서 멘토링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편한 사이가 되었다”라고 말했다.
복나눔 멘토링은 멘토-멘티에게 많은 것을 남겼다. 가장 큰 변화는 멘티의 학업 결과의 향상이다. 창현 군의 성적은 중위권이었는데, 멘토링을 진행하면서 상위권으로 향상되었다. 창현 군은 “멘토 선생님께서 나를 위해 애쓰시는 모습을 보고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다”며 “멘토링을 통해 학습 태도와 공부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멘토 역시 변했다. 김지수 씨는 창현 군이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같이 계획을 짜고 목표 실현을 위해 격려해주었다. 또한,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입장이 아니라 본인도 멘티에게 배우는 태도로 임했다. 김지수 씨는 “멘티와 같이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목표 실현 능력과 자신감을 얻었다”며 “멘티가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열정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창현 군과 김지수 씨 간의 멘토링은 끝났다. 하지만 두 사람의 행보는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두 사람은 복나눔 멘토링을 통해 나눔과 봉사의 가치를 알게 됐다. 창현 군은 “복나눔 멘토링은 내게 좋은 기회였다”며 “미래에 기회만 된다면 이런 프로그램에 멘토로서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지수 씨도 “복나눔 멘토링을 통해 나눔과 봉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이들의 복나눔 멘토링 참여 경험은 다음 봉사로 이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다.
2019년 8월 한양대 에리카에서 열렸던 제2기 복나눔 멘토링 프로그램 워크숍.(제공/사단법인 복을 나누는 사람들)
복나눔 멘토링, 학습격차를 해소하는 희망이 될 수 있을까?
소득격차가 교육격차로 이어지는 문제는 우리나라 교육의 고질적인 문제다. 경제적인 문제로 양질의 교육을 받지 못하는 취약계층의 학습 결과 격차로 나타난다. 교육격차 문제는 최근 코로나 19로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부, 교육청, 학교에서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복나눔 멘토링 역시 코로나 19의 영향을 피할 수는 없었다. 코로나 19로 대면 멘토링 진행이 어려워지자 이번 1학기부터 시작 예정이던 멘토링은 시행되지 못하고 여름방학에 화상프로그램(zoom)을 활용하여 시범운영을 했다. 2학기부터 정식으로 시작하여 지역상황에 따라 대면 멘토링 혹은 비대면 멘토링으로 진행하고 있다. 황 국장은 “복나눔 멘토링이 언택트시대 중·고교생의 학습격차 및 정서적 불안 해소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멘토링 상황과 행동을 더 잘 이해하고, 멘티들이 원하는 멘토링을 하기 위해 ‘고교생 멘토링 브릿지’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교생 멘토링 브릿지는 멘토가 이해하지 못하는 말이나 행동을 사단법인 측에서 여러 멘토링 경험을 바탕으로 알려주는 것을 말한다.
복나눔 멘토링은 2018년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와 ERICA캠퍼스, 안산교육지원청, 성동광진교육지원청, 성동구청과 함께 시작했다. 2019년에는 국립목포대학교와 무안교육지원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현재는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 ERICA캠퍼스, 국립목포대학교와 협력하여 멘토를 육성하고 있다. 현재까지 멘토 146명, 멘티 146명으로 총 292명이 복나눔 멘토링에 참가했다.
황 국장은 “전국적으로 각 지역마다 거점대학을 선정하고 프로그램 참여 학교가 확대되고 있다”며 “2021년에는 광운대학교와 인하대학교도 사업에 함께 한다”고 말했다. 황 국장은 또 “더 많은 지역의 청소년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지자체와 함께 협의하고 있다”며 “더 많은 취약계층 학생들에게 더 나은 성장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복을 나누는 사람들의 복나눔 멘토링은 학습격차의 해소와 나눔의 선순환을 위해 그 범위를 점차 확대하고 있다. 앞으로 복나눔 멘토링을 통해 보다 많은 취약계층 학생들이 보다 나은 성장 환경에서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치고, 미래사회에 봉사를 실천하는 리더가 되기를 기대한다.
사단법인 ‘복을 나누는 사람들’ 취약계층 학습지원
김채연 대학생기자 148_02@naver.com, 신준엽 대학생기자 sjt015@naver.com,
심민경 대학생기자 asd3fgh4@naver.com
우리나라 교육의 만성 고질병, 교육격차
우리나라 입시 교육은 사교육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통계청이 작성한 ‘2019년 초중고 사교육비조사 결과’(이하 사교육비조사)에 따르면 초·중·고 학생 74.8%가 사교육을 받고 있다. 사교육 참여 유무는 학습 결과에 큰 차이를 불러온다. 성적이 상위권일수록, 가구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사교육비와 사교육 참여율이 높다. 이 결과는 경제력 격차가 학습격차로 이어지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 취약계층 학생들은 양질의 교육 기회를 제공받지 못한 결과이기도 하다.
교육격차는 우리나라 교육의 고질적 문제다. 하지만 그 해법은 잘 보이지 않는다. 이 거대한 난제에 도전하는 이들이 있다. 사단법인 ‘복을 나누는 사람들’이 그 주인공이다. 복을 나누는 사람들은 취약계층 학생들에게 주기적인 학습지원 및 태도형성을 지원하며 교육격차의 간격을 메우고 있다.
현장 사례가 보여주는 교육격차
중학교 2학년 김선미(가명) 양은 제일 좋아하는 과목이 미술이다. 선미 양의 학교는 2학년 교육 과정에 미술 과목이 없다. 교내 미술 동아리도 없어서 사교육을 받지 않고는 미술을 배우지 못한다. 어려운 가정 환경에 처한 학생들은 사교육을 받을 수 없다. 선미 양은 “학교 2학년 교육 과정에는 미술 수업이 없다”며 “학교에 아쉬운 점이 많다”고 말했다.
선미 양의 사례는 경제력 격차가 교육격차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경제력 격차는 교육 기회의 차이를 낳는다. 사교육비조사를 보면, 가구 소득수준과 월평균 사교육비 및 참여율은 비례한다. 소득이 200만원 미만인 가구와 800만원 이상인 가구의 사교육 참여율은 38.1%, 월평균 사교육비는 약 43만 원이 차이 난다. 교육 기회의 차이는 성적으로 드러난다. 고등학생을 기준으로 한 조사 결과를 보면, 성적 구간이 높을수록 사교육비와 참여율이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다.
가구소득이 학업성취도에 실제로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김수혜 고려대 사회통합교육연구소 연구교수 등이 발표한 ‘OECD 형평성 지표로 본 교육격차 추이’에 따르면 가구소득에 따른 수학성취도 격차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자료를 살펴보면, 초등학교 4학년 때는 가구소득별 평균 수학성취도 점수에 큰 차이는 없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소득층(4사분위) 자녀와 저소득층(1사분위) 자녀의 평균 수학성취도 점수는 크게 벌어진다. 격차는 고등학교 3학년까지 유지된다. 초등학교 5학년 이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고소득층 자녀는 저소득층 자녀에 비해 약 26~52점 높은 점수를 받는다.
교육격차는 코로나 19로 인한 개학 연기 및 비대면 수업으로 더 벌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서 전국 초·중·고 교사 40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비대면 수업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학습격차 심화(61.8%)’였다. 학습격차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가정환경 차이(72.3%)’가 꼽혔다.
이상구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 겸 운영위원장에 의하면 학습격차의 주된 원인은 학생의 자기주도학습, 학부모의 학습 보조 여부, 학생과 교사 간 소통의 한계, 학생의 사교육 수강 여부, 학습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다. 학생 개인의 자기주도학습 능력이 좋거나 학습 환경이 잘 갖춰진 경우 비대면 수업을 통해서도 학습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었지만, 반대의 경우 학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학습격차가 발생했다.
정상적인 수업이 진행될 때는 학교 선생님이 학생의 학습을 감독해 줬지만, 코로나 19 이후로 비대면 수업이 진행되면서 학부모 외에는 학생을 챙겨줄 사람이 없다. 학부모가 가정에서 자녀의 학업에 신경 쓰는지의 여부에 따라 자녀의 학습격차가 발생함을 알 수 있다.
학생의 85%가 등교 수업이 없는 날 ‘집에서 시간을 보낸다’고 답했다. 문제는 집에서 누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지다. 소득 수준이 높은 가정의 학생들의 52%가 부모님과 함께 있으며, 혼자 있는 경우는 15%에 불과했다. 반면 소득 수준이 낮은 가정의 학생들은 35%가 부모님과 함께 있으며, 28.6%가 혼자 지낸다고 답했다. 부모의 소득격차는 자녀의 학습격차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코로나 19시대에는 정서격차로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기존에도 위협받던 취약계층의 교육 기회는 코로나 19 위기로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교육부와 각 지방교육청들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비대면 학습을 위한 기자재 보급, 쌍방향 수업을 늘리는 등 교육복지 안전망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현재 상황을 개선하고 실질적인 효과를 내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한 걸음, 복나눔 멘토링 프로그램
사단법인 ‘복을 나누는 사람들’은 2018년 3월 경제적 양극화로 취약계층의 불균등한 성장 환경으로 학생들의 꿈과 미래를 포기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복을 나누는 사람들 황정호 국장은 “취약계층의 학생들은 불균등한 성장 환경 속에서 자신들의 꿈과 미래를 마음껏 그릴 수 있는 권리를 강제적으로 포기당하고 있다”며 “이러한 취약계층의 학생들이 자신의 꿈과 미래를 포기하지 않도록 해줘야 할 책임이 기성세대의 최우선 임무”라고 말했다. 복을 나누는 사람들은 취약계층 학생들에게 보다 나은 성장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대학·지자체·교육청과 협력하여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복 있는 미래 사회를 만들기 위해 ‘복나눔 멘토링 프로그램’(이하 복나눔 멘토링)을 진행한다.
복나눔 멘토링 프로그램 사업 모델(그래픽 자료 제공/사단법인 복을 나누는 사람들)
복나눔 멘토링은 각 지역의 교육기관(대학·지자체·교육청)이 주체가 되어 지역인재 육성을 위한 통합지원시스템을 구축하고, 지역 취약계층 청소년과 대학생을 멘토링으로 연결시켜 주어 건강한 자아 형성 및 학습증진에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멘토와 멘티는 1년 동안 주 2회 4시간 이상 1:1 멘토링을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멘토는 장기적이고 주기적인 학습지도로 멘티의 학습 지원 및 태도 형성을 돕는다. 멘토링을 통해 학습 지원뿐 아니라 친밀한 유대감을 형성하여 진정성 있는 고민상담과 진로설계를 돕는 것도 이 프로그램의 장점이다.
청소년을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은 복나눔 멘토링 외에도 여러 단체에서 진행하고 있다. 복나눔 멘토링은 기존의 멘토링과 차별점이 있다. 기존의 멘토링은 주체가 교육기관이 아닌 경우가 많아 전문성 부재 및 운영비 과다지출의 문제점이 있었다. 복나눔 멘토링은 대학과 교육청이 주체하고 지자체 및 사단법인에서 지원하는 ‘교육기관 주도형 멘토링’으로 진행되어 역할 분업화를 통한 전문성 확보 및 운영비가 절감된다. 교육기관에서 장소 제공이 되고 관리 교사가 상주하기 때문에 안전하게 멘토링이 진행된다.
복나눔 멘토링의 대학생 멘토는 대학 내 정규교과목을 통해 체계적인 멘토육성 교육을 받는다. 복나눔 멘토링에 참여하고 있는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는 ‘창의인성프로젝트’를 개설하여 멘토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복나눔 멘토링에 참가하는 멘토 학생이라면 의무적으로 이 수업을 들어야 한다. 수업은 학생들이 공동체를 존중하며 함께 가는 차세대 리더의 자질을 함양하도록 돕고, 존중과 감사를 토대로 지역사랑, 재능 나눔을 실천하는 새로운 봉사문화 확산에 기여하도록 함을 목표로 한다.
단기간 멘토링으로는 의미 있는 교육의 성과를 끌어내기 어렵다. 복나눔 멘토링은 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진행되어 진정성 있는 멘토링이 가능하다. 1년 간 진행되는 멘토링으로 멘토는 멘티에게 교육적 지원뿐만 아니라 정서적 지원을 통해 서로 아픔을 안아주며 꿈을 나누는 통로가 되어준다.
복을 나누는 사람들은 복나눔 멘토링을 통해 누구나 차별 없이 배움을 누리고 나눔이 순환되어 흘러가는 사회를 목표로 한다. 복나눔 멘토링과 멘토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인재를 양성하여 그들이 다시 미래사회의 기부 리더가 되게 하는 기부의 선순환 문화 구현에 기여한다.
중학교 3학년 박창현(가명) 군은 작년부터 복나눔 멘토링에 참여하고 있다. 창현 군은 “학원을 다니고 싶었지만 경제적 부담으로 다니지 못했는데 멘토링을 통해서 학교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채울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멘토링이 끝날 때는 멘토와 자주 못 보는 걸 아쉬워했다. 멘토링을 통해 고민과 진로 문제를 털어놓을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가 되었기 때문이다.
멘토-멘티 간의 친밀감을 형성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 창현 군은 처음 멘토링을 시작했을 때를 생각하면서 “멘토 선생님과 나이 차이는 별로 나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선생님이라 생각하니 가까워지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당시 창현 군의 멘토였던 대학생 김지수 씨도 어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복나눔 멘토링이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진행되다 보니 두 사람은 자주 만났고 자연스레 편한 사이가 되었다. 이에 김지수 씨는 “처음 멘토링을 시작할 때, 처음 만나는 사이다 보니 어색함이 있었다. 그런데 자주 만나서 멘토링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편한 사이가 되었다”라고 말했다.
복나눔 멘토링은 멘토-멘티에게 많은 것을 남겼다. 가장 큰 변화는 멘티의 학업 결과의 향상이다. 창현 군의 성적은 중위권이었는데, 멘토링을 진행하면서 상위권으로 향상되었다. 창현 군은 “멘토 선생님께서 나를 위해 애쓰시는 모습을 보고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다”며 “멘토링을 통해 학습 태도와 공부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멘토 역시 변했다. 김지수 씨는 창현 군이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같이 계획을 짜고 목표 실현을 위해 격려해주었다. 또한,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입장이 아니라 본인도 멘티에게 배우는 태도로 임했다. 김지수 씨는 “멘티와 같이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목표 실현 능력과 자신감을 얻었다”며 “멘티가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열정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창현 군과 김지수 씨 간의 멘토링은 끝났다. 하지만 두 사람의 행보는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두 사람은 복나눔 멘토링을 통해 나눔과 봉사의 가치를 알게 됐다. 창현 군은 “복나눔 멘토링은 내게 좋은 기회였다”며 “미래에 기회만 된다면 이런 프로그램에 멘토로서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지수 씨도 “복나눔 멘토링을 통해 나눔과 봉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이들의 복나눔 멘토링 참여 경험은 다음 봉사로 이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다.
2019년 8월 한양대 에리카에서 열렸던 제2기 복나눔 멘토링 프로그램 워크숍.(제공/사단법인 복을 나누는 사람들)
복나눔 멘토링, 학습격차를 해소하는 희망이 될 수 있을까?
소득격차가 교육격차로 이어지는 문제는 우리나라 교육의 고질적인 문제다. 경제적인 문제로 양질의 교육을 받지 못하는 취약계층의 학습 결과 격차로 나타난다. 교육격차 문제는 최근 코로나 19로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부, 교육청, 학교에서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복나눔 멘토링 역시 코로나 19의 영향을 피할 수는 없었다. 코로나 19로 대면 멘토링 진행이 어려워지자 이번 1학기부터 시작 예정이던 멘토링은 시행되지 못하고 여름방학에 화상프로그램(zoom)을 활용하여 시범운영을 했다. 2학기부터 정식으로 시작하여 지역상황에 따라 대면 멘토링 혹은 비대면 멘토링으로 진행하고 있다. 황 국장은 “복나눔 멘토링이 언택트시대 중·고교생의 학습격차 및 정서적 불안 해소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멘토링 상황과 행동을 더 잘 이해하고, 멘티들이 원하는 멘토링을 하기 위해 ‘고교생 멘토링 브릿지’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교생 멘토링 브릿지는 멘토가 이해하지 못하는 말이나 행동을 사단법인 측에서 여러 멘토링 경험을 바탕으로 알려주는 것을 말한다.
복나눔 멘토링은 2018년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와 ERICA캠퍼스, 안산교육지원청, 성동광진교육지원청, 성동구청과 함께 시작했다. 2019년에는 국립목포대학교와 무안교육지원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현재는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 ERICA캠퍼스, 국립목포대학교와 협력하여 멘토를 육성하고 있다. 현재까지 멘토 146명, 멘티 146명으로 총 292명이 복나눔 멘토링에 참가했다.
황 국장은 “전국적으로 각 지역마다 거점대학을 선정하고 프로그램 참여 학교가 확대되고 있다”며 “2021년에는 광운대학교와 인하대학교도 사업에 함께 한다”고 말했다. 황 국장은 또 “더 많은 지역의 청소년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지자체와 함께 협의하고 있다”며 “더 많은 취약계층 학생들에게 더 나은 성장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복을 나누는 사람들의 복나눔 멘토링은 학습격차의 해소와 나눔의 선순환을 위해 그 범위를 점차 확대하고 있다. 앞으로 복나눔 멘토링을 통해 보다 많은 취약계층 학생들이 보다 나은 성장 환경에서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치고, 미래사회에 봉사를 실천하는 리더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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